2025년 2월 08일
스물다섯번째
오늘도 어김없이 밤새 눈이 사각사각 내린다.
아침에 살짝 내다보니 눈이 소복히 쌓여있고
계속 내리고 있다. 계속 경고문자가 뜬다.
5.16, 1100도로에 이어 산록도로도 통제다.
이정도면 주변 빼고는 어디 가는게 쉽지않다.
아침을 먹고 일단 나와봤다.
점점 바람도 거세지고 눈발도 거세진다.
오늘은 안움직이는게 상책이다.
그래도 가만히 있기는 몸이 허락치를 않는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첫번째 오는 버스를타고
눈에 띄는 곳 아무데나 내려서 둘러보기로 했다.
걸어서 가도 되는데 눈발에 시야가 마니 가리고
길이 미끄러워 위험할것 같았다.
옵서버스가 먼저왔다.
차창밖으로 내리는 눈을보니 한가롭게 떨어지는
눈이 아니라 영화 국제시장에서 흥남부두에 내리는
모습 같았다. 미끄러운길을 버스는 그래도 잘간다.
손님도 없다. 나와 또 한사람 둘이다.
한사람 내리고 나혼자 가는데 학생 한명이 탄다.
결국 종점까지 혼자 타고 왔다.
종점이 성읍마을이다.
사방이 뻥 뚫렸고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민속마을 구석구석을 찬찬히 둘러본다.
바람은 마치 냉동창고 문 열었을때 나오는 찬 바람처럼 그리 매섭다. 덕분에 두툼한 장갑을 꼈음에도 손끝이 아리다.
눈쌓인 민속마을은 마치 어릴적 동네어 모습을 보는듯 하다. 추억에 잠기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여기저기 폰을 들이되고 찍는다.
아직 아무도 밟지않은 순백의 마을길이다.
반기는건 내동족인 왈왈이와 제주도의 유명인사
똥돼지다. 한시간이상 있기가 힘들다.
다시 표선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길에 이문호교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올해 84세이신데 아직도 정정히 활동한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칼럼을 쓰고 계신다.
어제 금릉에서 돌아오는길에 버스정류장에서 만났는데 커피얘기를 하다가 내얘기가 자기가쓴
칼럼에 나오는 얘기와 똑 같다며 이것저것 물으시다가
내 영상들을 보고 나에대해 칼럼을 쓰시겠단다.
표선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바람은 맵고 눈은 소강 상태지만 간간히 날린다. 추위를 녹이려 카페에 들어갔다.
그 넓은 카페에도 나 혼자다.
추운곳에서 따뜻한곳으로 오니 저절로 잠이온다.
눈을 감고 얼마나 있었을까? 한시간은 족히 잔것같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김치찌개가 생각났다.
집에서 먹고 아직 한번도 안먹었으니 거진 한달이 됬다. 검색해보니 그때그집이 표선 현지인 맛집으로
나와있다. 여기서 1키로는 걸어가야한다.
맛있는것을 위해서라면 1키로쯤이야.
계란후라이는 셀프고 모든것이 무한리필이다.
그런데 양이 장난 아니다. 둘이먹어도 충군하다.
리필 할것도 없다. 나온것도 다 못먹는다.
라면사리도, 두부도, 밥도, 모든것이 리필된다.
맛도있고 가격도 가성비 갑이다. 단돈 만원.
정말 배불리 잘 먹고 나왔다.
텐트로 왔는데 잠이 쏟아진다.
한숨 푹잤다. 낼부터는 날이 좀 풀릴것 같다.
그럼 다시 오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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