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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일지/서해랑길

코리아둘레길 서해랑길 8코스 9코스


2023년 01월 14일

돈지리에서의 안좋은 기억을 뒤로한채 일찍 길을 나섰다. 아침부터 안개비가 흩뿌린다.
우산을 쓸정도는 아니다. 비보다는 바람이 문제였다. 거세게 분다. 뒤에서 부는 바람은 그래도 괜찮은데 바람을 안고간다. 걷는데 방해가 된다.
바람이 차다. 얇은 티하나 입고 걷는데 춥지는 않다.
손만 시리다. 땀이난다. 그냥 땀인지 식은땀인지 구별할수 없다. 하루종일 안개비와 강한 바람과 씨름하며 걷는다. 아침을 안먹고 출발했다. 10키로쯤 가면 식당이 있는데 도착하면 시간상 문을 열것 같았다. 빨리 가려해도 쉽지않다. 난이도는 힘듬이라고 되있는데 그리 힘들지는 않다. 보통수준이다.
천천히 걸어 죽림에 도착했다. 식당에 가니 문이 열려있다. 식사 되냐고 물으니 지금 바빠서 못한단다.
그럼 기다리겠다고 했더니 시간을 묻는다.
10시 50분이다. 이집에서 먹을수 있는 메뉴는 굴떡국 하나다. 나머진 요리다. 밥은 안된다고 한다.
떡국 먹으러 왔다고 하니 해주겠단다.
떡국 한그릇을 뚝딱하고 길을 재촉했다.
몇걸음 가니 카페가 있다. 커피도 한잔 하고 가야한다. 들어서니 주인이 없다. 혼자 카페에 앉아 집을 지킨다. 주인이 안온다. 와이파이 비번을 보니 전화번호다. 전화를했더니 지금 간단다. 5분을 더기다리니 주인이 왔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오는데 진도 한라봉이라며 한개를 준다. 커피값이나 한라봉값이나 그게 그거다. 오늘 비소식이 있다. 비가 오기전에 최대한 비를 안맞는 장소를 찾아야한다. 모텔에서 자면 좋겠지만 가는코스에 모텔이 없다.
8코스 종점이 저 멀리 보인다. 이제 6백여미터만가면 8코스 끝이다. 진도에는 진도개의 고장답게 개가많다. 개짖는소리가 끝이없다. 반면 버려져 들개가 된개도 많다. 보면 목줄도 없다. 그냥 돌아다닌다.
두마리가 계속 내앞 30 여미터에서 앞으로간다.
뒤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겁먹을 정도의 개는 아니다. 내가 누군가?
개무시 아닌가. 2~3백미터를 계속 앞에서 있던개가 어라 갑자기 사라졌다. 이제 3백여미터만가면 8코스 종점이다.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개 두마리가 나를 포진한다. 아까의 개보다 크다. 그중 한마리는 진도개 치고는 엄청크다. 셰퍼트 크기 정도다.
나를 압도한다. 바짝 긴장이 됬다. 아마도 이놈이 들개중 대장견 인가보다. 작은놈은 내 옆에붙어 짖으면서 따라오고 큰놈은 내뒤를 바짝 따라오며 짖지도 않는다.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있다는것을 알수있다.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다. 스틱을 꽉잡고 여차하면 꺼낼 판이다. 뒤도 안돌아보고 온몸의 촉각을 뒤에있는 놈한테 집중한다. 옆에서 짖는놈은 신경도 안쓴다. 어느놈이든 한놈이 달려들면 둘다 달려들것이다. 다행인것은 뒤에 있는놈이 섣불리 달려들지 않는것은 아마도 수레 때문일 것이다.
걸음을 빨리했다 천천히 했다 하면서 놈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수레를 지그재그로 몬다. 쉽게 달려들지 못한다. 그렇게 백여미터를 넘게 신경전을 벌였다.
8코스 끝이 이제 백여미터 남았다. 덩이상 쫒아오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그놈들의 나와바리를 벗어난 모양이다. 웬만한 개가와도 눈하나 깜짝않는나도
이놈한테는 압도 당하고 온신경을 곤두세웠다.
긴장이 풀렸다. 9코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굴포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반이다. 굴포 식당이 보인다. 마지막 식당이다. 배는 덜 고프지만 먹어둬야한다. 메뉴는 단 한가지 복어탕이다.
다먹고 계산 하려니 커피한잔 하고 있으란다.
그러더니 사과를 깍아서 내온다. 사과까지 먹고 나서야 계산을 받는다. 비오기전에 찜해둔 장소로 가야한다. 동령개 소공원에 정자가 있는걸 미리 검색해뒀다. 바람은 점점 강해진다. 소공원에 도착했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정자다.
단점이라면 바닷바람을 직접 맞는다. 그래도 전망만 좋다면야 그까짓 바람쯤. 텐트를 치고 누웠는데 텐트가 바람에 들썩인다. 그러한 상황들이 나에겐 자장가 일것이다.

오늘의 발걸음 37973
오늘의 도보거리 22.6Km


궁녀 둠벙이다
혼자 카페지기하며
저분이 돌탑을 만들었단다
이곳서부터 개가 쫒아왔다
고산 윤선도 사당
동령개 소공원
전망좋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