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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일지/서해랑길

코리아둘레길 서해랑길 11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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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16일

가치리에서의 밤은 그야말로 바람과의 전쟁 이었다.
밤새 텐트가 들썩들썩한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바람때문에 텐트밖을 나올수없다. 라면하나 끓여먹고 갈라 했는데 바람이 워낙 거세 불피우는걸 포기하고 행동식으로 오늘을 버티기로했다. 짐을 꾸려야 하는데 나가기가 싫다.
이래저래 누워서 미적미적하다 평소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출발했다. 짐을 꾸리는데 강풍이 불면서 매트가 날라갔다. 쫒아갔는데 도랑에 빠졌다.
그래도 다행이다 더 날아가지는 않을테니까.
매트를 찾아들고 짐을 다시 꾸렸다. 조짐이 안좋다.
2키로쯤 갔는데 길이 온통 물웅덩이에 진창길이다.
달리 길이없다. 어떡하든 여길 지나가야한다.
물속을 첨벙첨벙 지나가는데 바닥의 진흙길에 미끄러지면서 뒤로 넘어졌다. 다행히 수레때문에 다치진 않았지만 꼴이 말이 아니다. 바지도 수레도 흙트성이다. 액땜했다 생각하고 길을간다.
여전히 바람은 거세다. 간간히 강하게 부는 바람은 진로를 방해한다. 몸이 나가질 않는다.
11코스 가치리에서 쉬미항까지 구간에는 아무것도 없다. 식당도 카페도 편의점도 아무것도 없다.
22키로 구간에 있는것이 없다.
4키로쯤가니 전화가 왔다. 만딩고님이다.
이구간을 먼저 돌아보고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알고
설렁탕을 포장해서 가겠단다. 슈퍼맨이다.
어려울때마다 짠 하고 나타난다.
13키로쯤 가니 건물 한켠에 차를대고 기다리고있다. 눈물나게 고맙다. 저녁때까지 버티다가 쉬미항에서 밥을 먹을 계획이었다. 뜻하지않게 점심에 밥을먹게 되었다. 내가 추을까봐 데우고 또 데우면서 일일이 챙겨준다. 멋진 남자다.
그렇게 배불리먹고 또 이별이다.
여전히 바람은 쉬질 않는다.
쉬미항에 거의 다와간다.
이제 2키로만 가면 쉬미항이다.
누가 차를 세운다. 한 아주머니가 닥아온다.
밥을 드릴테니 드시라고. 저 좀전에 먹어서 괜찮습니다. 했더니 가져가서 나중에 먹으란다.
먹을데가 없다고. 기분은 묘한데 거절할수가 없었다. 밥에 고기에 반찬까지 챙겨준다.
반찬통엔 8가지 반찬이 들었다.
찬통채 가져 가란다. 배달하고 남은거란다.
어쨌든 그 고마운 마음씨를 거절 못하고 받아왔다.
낼 아침은 이것으로 해결하면 된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쉬미항에 도착했다. 식당이 하나있다.
인간극장에 나온집이다.
카페도한다. 커피한잔 시키고 충전한후 다시 길을 나섰다. 4시반이 넘었다. 잘곳을 찾아야한다.
1키로쯤 가니 저멀리 정자가 보인다.
오늘의 잠자리다. 바닷가 바로앞 전망은 그만이다.
하지만 바닷바람을 직격으로 받는다.
다행히 어제 가치리보다 바람은 덜 분다.

오늘의 발걸음 36880
오늘의 도보거리 22.8Km


여기서 넘어졌다
손가락바위와 발가락바위다
수퍼맨이 기다리고있다
사모화님이 멀리오는 나를 찍었다
마을 전체가 파란지붕 이다
쉬미항이다

전망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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