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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일지/기타도보

마지막 전국일주 (협재)

2025년 3월 8일

쉰세번째
밤새 비가내린다
아침에도 비가내린다
맘 같아서는 짐을싸고 제주항쪽으로 옮기고 싶은데
비가오니 그럴수도 없다.
이제 제주를 떠날 시간이 4일밖에 안남았다.
오늘은 비도오고 그냥 협재에서 망중한을 느끼며
쉬기로했다. 야영장에 텐트들도 모두 철수했다.
이 넓은 야영장에 나홀로있다.
몸도 찌뿌드하고 사우나를 하러갔다.
사우나를 히고나니 한결 개운하다.
협재로와서 바닷가를 거닌다.
이제 언제 이곳을 다시 올수 있을지 미래는 모른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일수도있다.
다시는 이곳을 못올수도 있다.
어느때 부턴가 새로운곳을 가면 마지막 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는 못올 이곳이라는 생각에 늘 아쉽다.
카페에 앉아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오늘따라 유난히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벌써 그친구 2주년이 다가온다.
우리 마지막을 실크로드 가자고 했던 그친구
둘이 꼭 같이 가자고 했던 그친구
이제는 세상에 없다.
폐암 말기로 사경을 헤매면서도 내가 실크로드 가면
차를 타고서라도 함께 하겠노라 약속했던 그친구
내가 전국일주중 내가 돌아갈때까지 살아 있어라
그친구는 그 약속을 지켰다.
5월1일 내가  도착하고 4일뒤 5월5일 어린이날
모든 미련 버리고 먼저 좋은곳으로갔다.
장지도 우리 어머니 바로 위에있다.
난 그친구와 약속했다. 사진이라도 너와함께 실크로드 가겠노라고, 이제 그약속을 지킬날이 서서히 다가온다. 살아 있었다면 지금 이자리에 함께 있을텐데 지금은 나 혼자다.
세월은 흐르고 우리 모두는 떠난다.
그때까지 후회없이 살고싶다.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 입니다"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천상병

간첩사건에 연루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가난속에 살았지만 그가남긴 한마디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은 이말로 마무리 합니다.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