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3일
오늘이 128일째
돌팡깨 에서의 하룻밤은 신선놀음 그자체였다.
비박을 하면서 느끼는 그 청량감은 잊기 힘들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래는 이런것이구나.
아침의 새소리에 눈을뜨니 안개가 온세상을
뒤덮었다. 이슬또한 조용히 내려앉아 침낭을 적셨지만 침낭속은 뽀송하다. 돌하나 하나마다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과 그잎새에 영롱히 빛나는
진주방울들이 아직 세상은 깨끗하다는것을
보여준다. 맑은공기를 마시며 젖은 짐들을
가지고 아래로 내려왔다.
짐을 다시 정리하고 출발했다.
옥천에서 대전으로 넘어간다.
아침부터 마달령고개를 넘어간다.
좁은 갓길로 조심조심 넘어간다.
갓길 바짝붙어 차들이 달릴때면 위협을 느낀다.
오늘의 목적지는 신상교다.
문의에서 하루면 갈 거리를 5일에 나눠서 간다.
오늘 거리도 몇키로 되지 않지만 이리돌고
저리돌아 키로수를 늘린다.
마달령 넘어서 내리막에 "나의신랑은 나무꾼"이라는
카페겸 식당이 있다. 전체적으로 이쁘게 꾸며놓았다.
카페 불이 켜있고 마침 주인이 나온다.
오픈한거예요? 엉겹결에 주인은 그렇다고 한다.
그럼 커피한잔 마실게요 했더니 지금 식당가는데
하다가 커피를 판다. 그럼 온길에 커피마시고
기다렸다가 식당열면 밥을 먹고 가야겠다.
했더니 주인 표정이 달가워하지 않는다.
1인분은 안팔아요 한다. 네 그렇군요
그럼 커피만 마시고 갈게요.
주인은 왔다갔다 그릇소리가 커지고
빨리 가라는 눈치 같았다.
밖에서 남편과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혼자 마시고 있겠데? 남편 목소리다.
커피를 마시다 말고 20분도 안되서 나왔다.
불편해서 앉아 있을수가 없다.
다시 신상교를 향해 간다. 이번에도 2키로 정도면 가는데 돌아서 5키로로 늘렸다.
신상교 주변에 텐트를치고 이틀을 있어야했다.
마땅한곳을 찾느라 이리갔다 저리갔다 한다.
대청동이다. 도로가에 작은 소공원이 있다.
여기서 신상교까지는 1키로가 채 안된다.
공원에 화장실도 있고 그옆에 정자가 있다.
이곳은 안된다.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보니 정자가 또 있는데
이곳은 잘 사용 안한듯 보인다.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만들자.
혹 모르니 텐트는 안친다.
그냥 자리깔고 언제든 비박할수있게 준비했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식당이 없다.
신상교 인근에 여기서 1.5키로 떨어진곳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그리로 갔다. 역시 대전의 젊은 아낙들이 많다.
나도 자리하나 배정받아 우아떨고 앉아있다.
크림 리조또를 먹을까 하다가 약간 얼큰한
해산물 상하이덮밥을 시켰다.
식사후 후식 커피가 나오는데 이건 맹물이다.
조금 마시다가 정자로 돌아와 커피를 내려마시고
이내 잠이든다. 햇볕은 따가운데 정자는
그늘져서 조금 나은 편이다. 거기다 실바람이
살랑살랑 하니 잠이 잘온다.
한숨 푹자고 일어났는데도 3시가 안됬다.
어디갈까? 했는데 너무더워서 안움직이는게
상책이다. 친구들과 통화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발걸음 20597 누적 3,317,524
도보거리 11.9키로 누적 1906.1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