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93
2024년 05월 08일
오늘이 113일째
오늘은 어버이날 이다.
아침부터 카톡이왔다.
자식놈들이 보낸 카톡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내가 집에 있었다면
밥먹으러 가자고 난리였을텐데 나와있으니
카톡과 용돈으로 대신한것이다.
따지고보면 이얼마나 편한가.번거롭지않고
나역시 거추장 스러운거 안좋아하고
자식들도 직장 생활 하느라 바쁜데 서로 좋을일이다.
세대가 그리 변했으니 나또한 그리 변한다.
이제 점점 더 그런 세태로 바뀔텐데 조금 미리
변한들 무에 대수겠는가.
탐험챌린지 전시관 뒷산에서의 하루밤은 상쾌했다.
슬슬 텐트를 접고 전시관을 방문할 준비를 한다.
가슴 한편이 떨린다. 세계적인 탐험가 최종렬씨의
면면을 볼 생각을하니 벌써부터 흥분된다.
사실 수십년을 이 만남을 기다려왔다.
1991년 한국인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하고
1996년 세계 최초로 사하라사막 도보횡단에 성공했을때 난 언젠가 꼭 위대한 탐험가를 만나고 싶었다. 최종열 그는 진정 한국이 낳은 위대한 탐험가이다.
2000년도에는 자전거로 이태리 로마에서 서울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세계최초로 완주하였다.
그에게는 세계최초, 한국최초라는 수식어가 만 따라 다닌다. 체육훈장 백마장, 맹호장을 받았다.
그런 그의 업적이 전시된 전시관을 방문하는 것 이다.
10시에 오픈하는데 9시부터 기다리고있다.
청소하시는분이 9시에 오셔서 따라 들어갔다.
아직 해설사도 오지 않았는데 먼저 들어가 불을켜고
기록하나 장비 하나 하나 보면서 그장비들을 사용
했을때 그가 격었을 고통들을 떠올려본다.
내가 전국을 2년째 돌면서 격었던 고통들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해설사가 왔다. 최대장님을 꼭 뵙고 싶다고
연결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해설사가 전화를 바꿔준다.
오늘이 어버이날이라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기로 되있다고 1시간정도 시간내겠다고 하신다.
최대장님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후
우리는 얘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향후 내 도보루트를 보여드리니 면밀히 검토하고
좋다고 하신다. 탐험가와 도보인 둘이 얘기하다보니
그 종착점 생각 느낌 모든것이 서로 통하는것이 많다.
이쯤에서 난 모든걸 밝히기 시작했다.
사실 종렬이는 나의 조카다.
그는 날 알지 못하지만 난 잘안다.
피난후 윗 어른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게된다.
대부분의 어머님 형제분들은 서울에 살았지만
종렬이네는 제천 골짜기에 살았다.
그러다보니 교통도 그렇고 자연 왕래를 안하니
알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이야 교통도 좋아지고 차도 있으니 얼마던지 마음만 먹으면 만나지지만
이삼십년전만 해도 어려웠던게 현실이다.
만나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윗 어른들이 돌아가시니
더더욱이 서로를 알수가없다.
최대장의 아버님이 나에겐 사촌형이다.
함자를 들먹이며 할아버님부터 쭉 읊으니 아직
사촌형이 살아계신다고 그렇게 탐험가와 도보인의
만남에서 가족으로서의 만남으로 바뀌었다.
우린 함께 집으로가서 사촌형과 형수를 만나고
식당으로 옮겨 식사를 했다.
사촌형한테는 어머님의 모습이 남아있다.
우린 두분을 모셔드리고 다시 전시관으로와
못다한 탐험과 도보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린 대화하면서 피는 속일수 없다고
그렇게 오늘 하루는 걸음대신 이야기꽃으로
하루를 보냈다. 서로 도보 계획에 대해 앞으로
연락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난 전시관밑에 텐트를 쳤고 내일 이곳을 떠날것이다.




































